팔맥교회혈 복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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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e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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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맥교회혈십이정경(十二正經)에서 넘치거나 모자라는 기운이 있는 경우, 기경팔맥으로 넘어가게 되고, 그리고 그 넘쳐갔던 기운들을 다시 정경으로 쓸 때 기경팔맥의 기운을 이용하게 된다. 이때 기경팔맥(寄經八脈)와 십이정경을 연결해주는 혈자리가 팔맥교회혈이다. 이에 대해서 알아본다.

기경팔맥(寄經八脈)

‘십이정경(十二正經)’과 ‘기경팔맥(寄經八脈)’

기경팔맥(奇經八脈)의 기(奇)는 단독을 뜻하며, 팔맥(八脈) 상호간에는 일정한 음양표리(陰陽表裏)의 배우(配偶) 관계가 없으므로 기경(奇經)이라 한다. 기경팔맥은 십이경맥 사이에서 종합적인 조절작용을 한다. 기경팔맥과 십이경맥과의 관계를 비유하기를 십이경맥은 강하(江河)와 같고, 기경팔맥은 호택(湖澤)과 같다고 하였다. 기경팔맥에는 독맥(督脈) ·임맥(任脈) ·충맥(衝脈) ·대맥(帶脈) ·양교맥(陽蹻脈) ·음교맥(陰蹻脈) ·양유맥(陽維脈) ·음유맥(陰維脈) 등의 8종이 있다

기혈이 우리 몸을 유지시켜주는 생명의 기본 단위라는 점과 이런 기혈이 경맥과 낙맥, 손락, 경근 등 경락이라고 통칭되는 생명의 통로를 가로와 세로로 촘촘히 흐르면서 우리 몸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또한 검토했다. 우리들이 지금까지 살펴본 것은 십이경맥으로 통칭되는 열두 개의 주통로였다. 이 열두 개의 주통로를 ’십이정경(十二正經)‘이라 부르는데 정경(正經)이라는 말은 기경(寄經)이라는 말과 대비되는 용어로 쓰인 것이다.

기경(奇經)과 대비되는 정경(正經)이라는 개념은 경맥이 가진 몇 가지 특성 때문이다. 

첫 번째, ‘십이정경’으로 통칭되는 열두 개의 경맥들은 모두 장이나 부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십이정경’에 포함된 경맥들의 이름에는 모두 장과 부가 하나씩 붙어 있다. 수태음폐경, 수궐음심포경, 등 열두 개 모두 장과 부의 이름이 경맥의 이름에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 경맥들은 실제로도 장과 부에 모두 연결되어 있다.

두 번째는 ‘십이정경’이 모두 음과 양으로 서로 대칭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우리들은 표리 관계라고 부른다. 폐경맥은 대장경맥과 비장경맥은 위경맥과 서로 음양, 표리를 이루면서 이 또한 서로 이어져 있다. 이런 대칭성과 이어짐은 경맥이 끊임없이 순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음경맥은 올라가고 양경맥은 내려가는데 서로 대칭되는 경맥들이 하나가 내려가면 이것을 받아서 하나가 올려주는 그래서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움직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십이정경’이 모두 좌, 우에 각각 한 개씩 별도 존재하면서 좌, 우 대칭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폐경맥은 인체의 좌측에도 우측에도 존재하며 좌, 우측 모두 동일한 부분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열두 개의 경맥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똑같은 선이 좌와 우에 각각 같은 모양으로 그려지게 된다.

십이정경’은 장부와 지체(肢體,사지)를 연결시키는 통로이며 음경맥과 양경맥으로 대칭을 이루어 순환을 주관한다. 또한 좌우에 균등하게 배치되어 몸의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십이정경은 기혈이 몸을 주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주통로이며 이를 통해서 우리 몸은 기혈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몸의 균형과 순환이라는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를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몸에는 정경(正經)으로 통칭되는 열두 개의 주통로가 있는데 이런 주통로와는 다른 성질을 가진 통로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우리들은 기경(寄經)이라고 부른다. 기경이라는 의미는 정경이 가진 균형과 순환을 위한 체계적인 요소가 이 경맥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경은 정경과는 다르게 장과 부와 관련이 없고 기경들끼리 음양이나 표리 관계를 이루지 않고 좌우로 대칭이 되지도 않는다. 또한 기경들은 서로 연결도 되어 있지도 않고 심지어는 독맥과 임맥을 제외하고는 자체 수혈을 가지고 있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이처럼 기경은 정경이 가진 질서 정연한 체계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 이런 측면 때문에 ‘기이하다’. 혹은 ‘독특하다’는 뜻으로 기경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문헌적으로는 <난경>에서 가장 먼저 ‘기경(寄經)’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난경> 이십칠 난이다.

이십칠 난에서 말하기를 맥에는 기경팔맥이라는 것이 있는데 십이경에 속하지 아니한다. 어째서냐.

답하기를 양유, 음유, 양교, 음교, 충맥, 독맥, 임맥, 대맥이 있다. 무릇 이상 팔맥은 모두 정경에 속하지 아니한다. 고로 기경팔맥이라고 한다.

경에는 열둘이 있고 락에는 열다섯이 있어 무릇 이십칠 기가 되는데 어째서 홀로 경에 속하지 아니하는가.

답하기를 성인이 도랑을 그려 설계할 때 물길이 통하기 이롭도록 대비한 것이다. 하늘의 비가 내려 도랑이 가득차 넘치는 때가 오면 넘쳐 망행하는 물을 성인 능히 되돌릴 수가 없게 된다. 이런 고로 낙맥이 넘치면 제 경은 복구가 불가능해진다.

二十七難曰, 脈有奇經八脈者, 不拘於十二經, 何也.

然, 有陽維, 有陰維, 有陽蹻, 有陰蹻, 有衝, 有督, 有任, 有帶之脈. 凡此八脈者, 皆不拘於經, 故曰奇經八脈也.

經有十二, 絡有十五, 凡二十七氣, 相隨上下, 何獨不拘於經也.

然, 聖人圖說溝渠, 通利水道, 以備不然, 天雨降下, 溝渠溢滿, 當此之時, 滂霈妄行, 聖人不能復圖也. 此絡脈滿溢, 諸經不能復拘也.

<난경> 이후 오늘날 우리들은 이와 같은 성격의 기경을 팔맥 즉 여덟 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독맥(督脈)이다. 독(督)은 “총독한다”는 뜻이며 머리, 목 등의 정중선을 순행하여 몸 전체에서 양경맥을 감독함으로 “양맥의 바다(陽脈之海)”라고 한다. 두 번째는 임맥(任脈)이다. 임(任)은 “담당한다”는 뜻이며 목, 가슴, 복부의 정중선을 순행하여 몸 전체에서 음경맥을 담당하므로 “음맥의 바다(陰脈之海)”라고 한다. 세 번째는 충맥(衝脈)이다. 충(衝)은 중요한 길목이라는 의미인데, 十二經脈(십이경맥)의 중요한 길목에 있다고 하여 “십이경맥의 바다(十二經之海)”라고 한다. 네 번째는 대맥(代脈)이다. 대(帶)는 띠와 같다는 뜻이며 12늑골 밑에서 가로로 한 바퀴 몸 주위를 돌아가면서 음양의 여러 경을 묶는다고 하여 약속제경(約束諸經)이라 한다.

양교맥(陽蹻脈)과 음교맥(陰蹻脈)의 교(蹻)자는 ‘민첩하다 또는 발뒤축’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 두 맥은 발뒤축의 양쪽에서 시작하여 한 가닥은 복사뼈 안쪽으로부터 올라가는데 이것을 음교맥(陰蹻脈)라 한다. 또 한 가닥은 복사뼈 바깥쪽으로부터 올라가는데 이것을 양교맥(陽蹻脈)라 한다. 이 두 맥은 인체의 운동 기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눈 양쪽 눈초리에 가서 눈을 뜨고 감는 것을 주관한다. 음유맥(陰維脈)과 양유맥(陽維脈)의 유(維)자는 얽어맨다는 뜻이다. 즉 모든 음경맥을 얽어매는 것을 음유맥이라 하고, 모든 양경맥을 얽어매는 것을 양유맥라 한다.

기경 팔맥의 유주

기경 팔맥 중 <난경> 이전에 문헌에서 언급되는 것은 독맥, 임맥, 충맥과 음교, 양교 등 이상 오맥이다. <내경>에 주로 언급되어 있는데 독맥, 임맥, 충맥은 모두 포궁에서 맥이 일어나서 몸의 정중선을 둘러싸고 흘러가는 것으로 설명되며 기경 팔맥 중에서는 가장 먼저 문헌 상에 등장한다. 두 교맥들은 초기 문헌에서는 신체의 움직임보다는 주로 눈과 관련된 것으로 언급된다.

초기에는 기경이라는 말도 없이 십이정경에는 포함되지는 않았다.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맥의 흐름으로 조금은 파편적으로 소개되면서 임, 독, 충 삼 맥만이 주로 언급되다가 <난경>에 가서야 현재의 모습처럼 기경 팔맥 전체가 완전한 모습으로 소개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을 살펴보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팔맥 중 양유, 음유, 대맥은 <난경> 성립 이전 <내경> 시대에는 충맥에 포함된 것으로 보여진다. 기경 삼맥과 두 개의 교맥이 있었던 것이 어떤 이유로 인해 충맥을 세분해서 지금의 팔맥 체제가 된 것을 <내경>과 <난경>을 비교하면 어렵지 않게 추측하게 된다.

어째든 <난경>에서 정리된 기경 팔맥의 유주는 다음과 같다.

이십팔 난에서 말하기를 기경팔맥이라는 것은 모두 십이경에 속하지 않는데 모두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이어지는가.

답하기를 독맥은 하극의 수혈에서 일어난다. 등뼈와 나란히 올라가 풍부에 이르러 뇌로 들어간다. 임맥은 중극 아래에서 일어나 위로 음모의 끝에서 뱃속을 돌아 관원으로 가 인후에 이른다. 충맥은 기충에서 일어나 족양명경과 나란히 위로가 배꼽을 끼고 올라가 흉중에 이르면 흩어진다. 대맥은 갈비뼈에서 나와 몸을 한바퀴 감고 돈다. 양교맥은 발꿈치에서 일어나 바깥 복사뼈를 돌아 위로 가서 풍지로 들어간다. 음교맥은 역시 발꿈치에서 일어나 안쪽 복사뼈를 돌아 위로 가서 인후에 이르러 충맥과 교차한다. 양유, 음유는 몸을 묶어주고 이어준다. 넘쳐서 제경으로 돌아 흘러가 물댈 수 없는 것을 저장한다.

二十八難曰, 其奇經八脈者, 旣不拘於十二經, 皆何起何繼也.

然, 督脈者, 起於下極之兪, 竝於脊裏, 上至風府, 入屬於腦. 任脈者, 起於中極之下, 以上毛際, 循腹裏, 上關元, 至咽喉. 衝脈者, 起於氣衝, 足陽明之經, 夾臍上行, 至胸中而散也. 帶脈者, 起於季脇, 身一周. 陽 脈者, 起於 中, 循外 上行, 入風池. 陰 脈者, 亦起於 中, 循內 上行, 至咽喉, 交貫衝脈. 陽維, 陰維者, 維絡於身, 溢畜不能環流灌漑諸經者也. 故陽維起於諸陽會也, 陰維起於諸陰交也.

위에서 설명된 방식을 자세히 살펴 보면 임맥, 독맥, 충맥의 기시점과 유주 방향은 비교적 정확하고 교맥 또한 그렇다. 하지만 대맥은 갈비대라고 하는 너무나 넓은 영역을 기시점으로 제시하고 있고 유맥은 아예 기시점이 없다. 이런 정황을 놓고 보더라도 대맥, 음유, 양유 이 삼맥은 원래 충맥과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자연 의학에서 이런 숫자에 대한 집착과 인위적인 맞춤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우리들이 임상을 할 때는 이점을 생각해서 인위적인 것에 대해서는 항상 경계를 하면서 임상에 임해야 한다.

기경 팔맥 병증

다음은 기경 팔맥 병증에 대해서 알아 보자. 현재 우리들은 기경 팔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때 복진법이라는 방법을 쓴다. 이 방법은 기경을 연구하던 일본 쪽에서 근래에 개발한 것이다. 이 방법을 쓰기 전에는 대체로 기경 이상 생기면 발생하는 증후들을 중심으로 진단해서 기경 이상을 진단했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기경 팔맥 병증은 십이정경의 병증과 부분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그 적용에 힘든 점이 있지만 십이정경에 포함되지 않는 영역도 많고 그 쓰임이 달라 반드시 숙지할 필요가 있다.

<난경> 이십구난이다.

이십구 난에서 말하기를 기경의 병의 어떠한가.

답하기를 양유는 양을 묶고 음유는 음을 묶는다. 음양이 스스로 서로 잘 묶여지지 않으면 원망으로 뜻이 잃게 되고 몸이 무력해서 스스로 거두어서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양유맥이 병들면 한열로 음유맥이 병들면 심통의 고생하게 된다. 음교맥의 병은 양이 이완되고 음이 급해지며 양교맥의 병은 음이 이완되고 양이 급해지게 된다. 충맥의 병은 기가 거슬러 오르고 속이 급해지며 독맥의 병은 등뼈가 굳어지고 궐증이 된다. 임맥의 병은 속이 굳어져 통증이 생기고 남자의 경우는 칠산이, 여자의 경우는 가취가 생긴다. 대맥의 병은 배가 그득하고 허리가 무력해서 마치 물 속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이상이 기경 팔맥의 병이다.

二十九難曰, 奇經之爲病何如.

然, 陽維維於陽, 陰維維於陰, 陰陽不能自相維, 則悵然失志, 溶溶不能自收持. 陽維爲病, 苦寒熱, 陰維爲病, 苦心痛. 陰 爲病, 陽緩而陰急. 陽 爲病, 陰緩而陽急. 衝之爲病, 逆氣而裏急. 督之爲病, 脊强而厥. 任之爲病, 其內苦結, 男子爲七疝, 女子爲 聚. 帶之爲病, 腹滿腰溶溶若坐水中. 此奇經八脈之爲病也.

기경 팔맥은 이처럼 그것이 고유의 수혈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유주와 병증을 잘 알아야 기경의 이상을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다. 십이정경은 경맥 안에 여러 가지 수혈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도 타경과 구분할 수 있지만 기경 팔맥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기경은 큰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다루기 힘든 면 때문에 임상에서 적용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 이런 기경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십이정경과 기경 팔맥이 서로 만나는 혈 즉 교회혈을 이용한 기경 팔맥 치료인데 이것은 임상에서 기경 팔맥이 십이정경의 한계를 보완할 유력한 치료 수단으로 등장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기경 팔맥 교회혈

팔맥 교회혈은 보통 금대 두한경의 <침경지남>에서 그 원류를 찾는다. 임상에서 적용하기 어려웠던 기경 팔맥 치료를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기경과 십이정경과의 교회 상통(交會相通) 관계를 파악하여 사지(四肢) 부위에서 기경으로 통하는 수혈(兪穴)을 여덟 개 확정해 임상에 적용했는데 이것이 곧 팔맥 교회혈(八脈交會穴)이다. 팔맥 교회혈은 기경 팔맥이 유주하면서 만나게 되는 십이정경의 수혈을 이용해서 기경을 치료하는 방법인데 이를 통해서 기경에 대한 침 치료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팔맥교회혈 설명 참조)

팔맥 교회혈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 아래 표의 기경팔맥명을 클릭(터치)하면 해당 기경팔맥의 유주, 기능, 변증 및 경혈 검색화면으로 이동합니다.

구분 충맥 음유맥 대맥 양유맥 독맥 양교맥 임맥 음교맥
공손 내관 족임읍 외관 후계 신맥 열결 조해
내관 공손 외관 임읍 신맥 후계 조해 열결

팔맥 교회혈을 쓸 때에는 반드시 그 순서를 정해서 써야 한다. 주혈과 보조혈을 분명히 해서 써야만 치료하고자 하는 경맥에 정확하게 적용된다. 그 순서를 달리하거나 역순으로 찌르면 원하는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일례로 공손을 찌른 다음 내관을 찔렀는데 효과가 덜해서 내관만 자극준다거나 내관을 유침한체로 공손만 빼서 찌르게 되면 원하는 경맥을 치료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주, 부 관계를 엄정히 따져서 치료해야 한다.

팔맥 교회혈을 이용한 치료는 제대로 되면 그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는 즉효성이 강한 치료법이다. 환자 스스로도 치료로 인한 몸의 변화를 즉시 알게 되는데 문제는 지속성이 약하다는 점이다(하지만 반복해서 기경 치료를 하게 되면 지속성도 생긴다). 그래서 ‘자연 의학’에서는 기경 치료를 장부에 대한 치료에 앞서 행하는 전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기경은 정경의 사기를 받아 안는 곳이다. 이 말은 반대로 기경이 정리가 되면 정경의 사기가 해소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경에 사기가 넘쳐 치료할 경우 사기가 어디론가 해소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기경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경을 치료하기 위한 여건을 마련한다는 의미로 기경 치료전치라고 하는 것이다.

기경 팔맥 복진법

팔맥 교회혈이 제시된 이후 기경 치료는 침구 치료에 중요한 축으로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그 진단에 있어서는 기경 팔맥의 유주와 병증을 고려한 복잡한 진단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치료 결과에 대해서도 여전히 환자의 반응에 좌우되게 되는데 이러한 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 방법이 일본 침구계를 통해서 제안된다. 일본에서 제안한 방법을 기경 팔맥 복진법이라고 하는데 진단의 방법은 기경 팔맥이 유주하는 중요 지점을 배를 중심으로 잡아서 진단하는 방식이다.

각 기경팔맥에 해당하는 압진 지점

충맥은 배꼽 양 옆 신장 경맥의 혈인 황유를 눌러서 압통을 있는지를 확인한다. 
충맥과 주부로 혈을 공유하는 음유맥거궐 자리를 눌러서 압통 여부를 확인한다. (실제로는 거궐 양옆으로 갈비뼈와 만나는 부분 즉 족양명위경의 ‘불용‘혈 부위를 눌러서 복진)
대맥서혜부를 눌러서 확인하고
대맥과 주부로 혈을 공유하는 양유맥양쪽 갈비대를 눌러서 압통을 확인한다. 
독맥기해 자리
임맥관원 자리
양교맥은 배유혈인 신유 자리
음교맥은 위경맥의 천추 자리를 눌러서 압통을 확인한다.

충맥 음유맥 대맥 양유맥 독맥 양교맥 임맥 음교맥
황유 거궐(불용) 서혜부 갈비대 기해 신유 관원 천추

(cf. 복부 경혈 위치 참조 링크 ==> 몸통 복부 부위)

이처럼 기경 팔맥의 이상을 복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이상이 있는 기경은 팔맥 교회혈을 통해서 치료를 하면 된다. 그리고 치료의 효과는 다시 복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치료를 할 때는 취혈이 간단한만큼 반드시 득기를 일으켜야 하며 기감이 없는 침을 하게 되면 치료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된다. 득기가 없으면 복진 상에도 변화가 없고 환자 또한 치료 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된다.

기경팔맥 복진법 정리 해설

위의 설명 내용을 정리해 보면, 복진법에 따른 해당 기경을 치료하기 위한 팔맥교회혈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복진법에 따라 어느 기경에 문제가 있는 지를 판단한다. 그리고

1) 쌍을 이루는 팔맥교회혈의 자침 순서 정하기

해당 기경을 치료하기 위해서 쌍을 이루는 해당 기경팔맥의 압진 지점을 복진해 보고 어떤 순서로 치료할 지를 결정한다. 즉 한쌍을 이루는 팔맥교회혈의 각 기경의 압진 지점을 눌러보고, 더 압통이 심한 압진 지점의 해당 기경을 문제가 있는 기경으로 판단(‘주’로 판단), 한쌍의 팔맥교회혈 중에서 주/부를 구분에서 자침 순서를 정한다.

예컨대, 황유와 거궐(불용)을 같이 복진해 보고, 황유가 더 압통이 심하다면, 충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충맥을 치료하는 팔맥교회혈(공손-내관)의 주/부를 보고, 공손에 자침후 내관에 자침하는 순서(공손내관)로 치료를 해야 충맥이 치료가 되는 것이다. 만일 내관-공손의 순서(내관공손)로 치료를 한다면 그것은 내관이 ‘주’이고 공손이 ‘부’로 판단이 된 것이기에 ‘충맥’이 아닌 ‘음유맥’ 치료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쌍을 이루는 팔맥교회혈은 그 치료 순서에 따라(주/부의 구분에 따라) 치료되는 기경의 달라진다는 것이다.

임상에서 많이 사용하게 되는 공손/내관 팔맥교회혈 조합의 경우, 앞에서 설명한 복진법으로 구분이 어려운 경우에는 문진을 통해서 환자가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것이 병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되는 환자는 수궐음심포경에 속하는 ‘내관’을 먼저 자침해서 (내관공손)의 순서로 치료를 하고, 선천적으로 소화계통이 약한 것이 병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된다면 ‘공손’을 먼저 자침해서 (공손내관)의 순서로 치료하면 된다.

2) 어느 쪽에 자침? (좌/우의 결정)

팔맥교회혈 쌍의 주/부를 판단하는 것과 함께, 좌/우의 치료 위치도 결정할 수 있는데, 황유나 불용부위의 좌우를 눌러보고 더 아픈쪽에 자침하는 것으로 정하면 된다. 복진으로 좌우 구분이 애매하다면, 남좌여우(男左女右)의 원칙에 따라 남자환자는 좌측에, 여자 환자는 우측을 치료한다. 남자는 기가 우세하고 우측을 많이 쓰니 우측에 병이 자주온다. 그러니 침술 치료를 할 때는 좌측에서 치료해야 한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혈이 우세하나 생리적으로 혈이 부족하여 오는 병이 많으니 이를 치료하려면 기와 관련되어 있는 우측에서 치료 조절해야 한다.

3) 음승양강의 순환을 위해 반대쪽 ‘함곡’에 자침

좌/우 중 한쪽을 선택해서 공손-내관을 자침하면, 공손은 족태음비경, 내관은 수궐음심포경으로 모두 음경이다. 즉 모두 올라가는 기운만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의 기운은 순환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한쪽에 올라가는 기운을 갖고 있는 음경인 공손과 내관을 썼기 때문에, 음승양강(陰升降)의 원리를 활용해서 반대쪽에 내려가는 기운이 있으면 좋다. 그래서 내려가는 기운이며 강탁의 핵심 역할을 하는 위경의 원혈을 사용하면 좋다. 족양명위경의 원혈은 원래 ‘충양’인데, 충양은 뼈위에 있다보니 자침이 어렵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충양 대신 ‘함곡‘을 위경의 원혈처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한쪽의 팔맥교회혈을 사용했다면, 반대쪽 ‘함곡’에 자침을 해서 강탁기능을 보완함으로서 전체적으로 음승양강이 되도록해서 몸 전체적으로 순환이 용이하도록 해 준다.

기경을 통한 조선침으로 접근

침감이 있는 조선침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기경은 안전하면서도 즉효성이 있고 또한 침감에 대한 정확한 체득이 가능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이로운 점을 가지고 있다.

기경본치에 앞서 행하는 치료이며 환자에게 작은 수의 침으로 즉효성이 큰 그래서 획기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는 치료다. 또한 기경은 침감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몸에 이로운 작용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임상에 적용되는 침법을 설명하는 수업의 서두에 기경 침을 제시한 것은 기경 침이 실제 임상에서도 가장 먼저 시행된다는 점도 있지만 침을 수련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기감 즉 득기를 터득할 수 있게 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행기법을 위주로 한 침이나 양의사들에 의해 통제되어 일 센티미터 이하로 천피하는 일본침에서는 볼 수 없는 조선침의 세계를 우리들은 기경을 통해서 열 수 있게 되며 이것이 발전시켜야 우리들은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져온 우리 전통침의 세계로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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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팔맥 개괄 정보

특정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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